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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 리졸브는 원래 영화 후반 작업에서 색상을 보정하는 전문 도구로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영상 편집 프로그램으로 알려져 있지만, 처음 등장했을 당시에는 오직 헐리우드의 대형 스튜디오나 사용할 법한 고가의 시스템이었습니다. 1980년대부터 미국의 다빈치 시스템즈라는 회사가 영화 필름의 색 보정 장비로 유명했는데, 이 회사가 2004년에 차세대 컬러 그레이딩 시스템으로 내놓은 것이 바로 다빈치 리졸브입니다​. 당시 리졸브는 일반 컴퓨터 여러 대의 병렬 처리 능력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고화질(2K 해상도) 영상을 보정할 수 있는 최초의 시스템이었고, 전용 하드웨어 카드(“파워플랜트”라는 이름의 카드)로 가속화하여 HD부터 4K 해상도까지 실시간 색 보정이 가능했습니다​. 이처럼 전문 장비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리졸브는 성능 면에서 혁신적이었지만, 가격이 수억 원에 이를 정도로 매우 비쌌기에 극소수의 전문 업체만이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다빈치 리졸브 초기 시절에는 거대한 전용 컨트롤 패널(“임프레사리오”)을 함께 사용했습니다. 컬러리스트(색 보정 전문가)들은 이 패널의 트랙볼과 수많은 버튼을 조작하여 영화의 색감을 섬세하게 조정했는데, 이러한 전문 장비까지 합치면 시스템 가격이 몇 억 원을 호가했습니다​. 예를 들어, 블랙매직 디자인 인수 전에 판매되던 리졸브 시스템은 구성에 따라 20만 달러에서 80만 달러(한화 수억 원)까지 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게 고가였던 이유는, 당시에 영화 색 보정은 특수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전용 시스템으로만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초기의 다빈치 리졸브는 뛰어난 성능 덕분에 할리우드 영화나 TV 시리즈의 색 보정에 사용되며 명성을 쌓아갔습니다. 실제로 2000년대 중반에는 다빈치 리졸브로 같은 영화의 색 보정 작업이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다빈치 리졸브는 이렇게 전문 컬러 그레이딩 툴로써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습니다.​전환점은 2009년에 찾아왔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블랙매직 디자인(Blackmagic Design)이라는 회사가 그 해 다빈치 시스템즈를 인수한 것입니다​. 블랙매직 디자인은 원래 카메라와 영상 장비를 저렴하게 공급하며 영상 제작 도구의 대중화를 추구하던 회사였습니다. 이 회사의 CEO인 그랜트 페티는 인수 직후 “리졸브의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실제로 2010년 봄의 NAB 전시회에서 리졸브의 새로운 판매 전략을 발표합니다. 기존에 수억 원대였던 리졸브를 소프트웨어만 단독으로 동작하는 버전으로 만들어 약 995달러(약 100만 원 남짓)에 판매하겠다는 파격적인 선언이었죠​. 또, 과거에 함께 팔리던 고급 컨트롤 패널을 포함해도 3만 달러 수준(약 몇 천만 원대)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최고 사양의 리눅스 서버 버전도 15만 달러 이하로 맞추겠다고 했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수십만 달러에 팔리던 제품을 이렇게 가격을 낮춰 내놓은 것은 업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블랙매직 디자인은 인수 후에도 리졸브 개발팀을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기능을 강화했지만, 동시에 수익 모델은 기존의 고가 지원 계약을 없애고 보다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선회했습니다​.​그러던 중 2011년에 또 한 번 결정적인 변화가 일어납니다. 블랙매직 디자인이 다빈치 리졸브 라이트 (DaVinci Resolve Lite)라는 무료 버전을 내놓은 것입니다​. 이 버전은 일부 고급 기능에 제한이 있었지만, 기본적인 색 보정과 편집 기능은 누구나 비용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되었습니다. 전문 영화인이 아니더라도 고사양 컴퓨터만 있으면 세계 최고 수준의 컬러 그레이딩 도구를 쓸 수 있게 된 것으로, 이는 영상 편집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블랙매직 디자인이 이렇게 무료화를 단행한 배경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쓰도록 하여 업계 표준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 있었습니다.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풀면 사용자층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그 중 전문 사용자는 더 강력한 유료 상위 버전(예를 들어 고해상도 출력이나 일부 고급 효과가 가능한 스튜디오 버전)을 구매하거나, 블랙매직이 판매하는 하드웨어(예컨대 컬러 그레이딩 패널이나 카메라 장비 등)를 사게 되리라는 계산이었죠. 실제로 무료화 이후 다빈치 리졸브는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해 나갑니다. 2011년 당시만 해도 영상 편집 소프트웨어 시장은 Adobe사의 프리미어, Apple사의 파이널컷 등 유료 프로그램이 주류였는데, 전문 영화 색 보정 소프트웨어가 무료로 공개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블랙매직 디자인의 인수 후 다빈치 리졸브의 기술적 발전도 빠르게 이루어졌습니다. 원래 리졸브는 리눅스나 특수 워크스테이션 환경에 국한되어 있었지만, 2010년에 맥(OS X) 버전이 처음 출시된 데 이어​ 2011년 말에는 윈도우 버전까지 공개되어 주요 PC 운영체제에서 모두 동작하게 되었습니다​.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도 사용자 친화적으로 개선되었고, Apple ProRes 같은 새로운 동영상 포맷과 RED 디지털 시네마 카메라용 디코더 카드 지원 등 최신 영화 기술 동향을 빠르게 흡수했습니다​. 2012년에 나온 리졸브 9 버전에서는 UI(사용자 인터페이스)가 한층 다듬어지고, 다양한 카메라 파일 형식을 폭넓게 지원하여 편의성이 높아졌습니다​. 특히 2013년에 공개된 리졸브 10 버전은 큰 변화였는데, 이때 처음으로 영상 편집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이전까지 다빈치 리졸브는 색 보정 전용 도구였고, 편집은 주로 다른 편집 소프트웨어에서 한 후 최종 색 보정 단계에 리졸브를 사용하는 식이었지만, 버전 10부터는 리졸브 안에서도 클립을 자르고 붙이는 등 기본적인 편집 작업을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2014년에 출시된 리졸브 11 버전에서는 아예 멀티트랙 비선형 편집기(NLE) 수준으로 기능이 확장되었습니다​. 여러 영상과 음원을 불러와 자유롭게 편집하고, 음향 믹싱도 리졸브 내부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이제 리졸브 한 가지 프로그램만으로도 편집부터 색 보정까지 완결된 작업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로써 다빈치 리졸브는 원스톱 포스트 프로덕션 도구로 진화하기 시작했습니다.​블랙매직 디자인은 관련 기술 기업들을 인수하여 리졸브에 통합함으로써 기능 영역을 계속 넓혀갔습니다. 2017년에는 오디오 전문 업체인 페어라이트(Fairlight)를 인수하고, 그 해 공개된 리졸브 14 버전에 전문 음향 편집·믹싱 시스템을 통째로 집어넣었습니다​. 덕분에 영화 수준의 다중 트랙 오디오 편집, 서라운드 믹싱까지 리졸브에서 수행할 수 있게 되었죠. 2018년에 출시된 리졸브 15에서는 블랙매직이 몇 년 전 인수한 퓨전(Fusion)이라는 VFX(시각 효과) 소프트웨어를 완전히 통합했습니다​. 퓨전은 1980년대부터 발전해 온 영화용 합성·특수효과 프로그램인데, 이를 리졸브에 흡수함으로써 이제 사용자는 영상 편집, 색 보정뿐만 아니라 모션 그래픽이나 합성 같은 고급 시각효과 작업도 한 프로그램 안에서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2010년대 후반까지의 일련의 업데이트를 통해 다빈치 리졸브는 편집, 색보정, 오디오, 특수효과에 이르는 모든 후반작업을 하나로 아우르는 소프트웨어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다시 말해, 과거에는 편집은 편집 소프트웨어, 색보정은 리졸브 같은 별도 소프트웨어, 효과는 또 다른 툴 등으로 분산되던 작업들이 이제는 다빈치 리졸브 하나면 충분한 시대가 된 것입니다.​이처럼 영역이 확장되었어도, 다빈치 리졸브의 핵심 정체성은 역시 컬러 그레이딩(색 보정)에 있습니다. 리졸브는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색 보정 도구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으며, 컬러리스트들의 표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많은 영화들이 리졸브를 통해 화면의 색과 분위기를 다듬었습니다. 예를 들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같은 해외 드라마 시리즈에도 다빈치 리졸브가 활용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영화 산업과 방송 업계에서 다빈치 리졸브는 색 보정의 대명사처럼 쓰이고 있으며, 이러한 전문 분야에서 쌓인 명성이 리졸브의 위상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흥미로운 점은, 이제 다빈치 리졸브가 일반 창작자들과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도 두루 쓰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리졸브 같은 전문 도구를 접하기 어려웠던 유튜버들이나 1인 크리에이터들도 이제는 리졸브를 다운받아 자신의 영상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무료 버전이라도 기능이 워낙 강력해서, 유튜브용 영상 편집이나 색 보정 작업을 프로 수준으로 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기존에 비용 때문에 사용하던 보급형 소프트웨어 대신 리졸브로 갈아타며, 고품질 콘텐츠 제작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광고 업계에서도 리졸브는 인기가 높은데, TV 광고나 인터넷 광고 영상의 색감을 세련되게 보정하는 데 쓰이고 있습니다. 광고는 짧은 시간에 강렬한 인상을 줘야 하므로, 제품의 색상을 돋보이게 하거나 브랜드 이미지에 맞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컬러 그레이딩 작업이 중요합니다. 리졸브는 이러한 작업에 최적화된 도구로서 광고 후반 제작사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방송국이나 프로덕션 업체들도 리졸브를 도입하여 드라마 편집이나 다큐멘터리 제작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4K, 8K 같은 고해상도 영상이 보편화됨에 따라, 고성능 색 보정이 필수인데 리졸브가 이를 효과적으로 지원합니다. 영화학교나 영상 관련 교육 현장에서도 리졸브를 가르치는 경우가 늘었는데, 학생들이 무료로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실습할 수 있으면서도 업계 표준 툴을 배우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컨대 다빈치 리졸브는 영화·방송 같은 전통 미디어 산업부터 유튜브 같은 뉴미디어 영역, 그리고 광고와 영상 제작 교육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활용되는 만능 후반 작업 도구로 자리 잡았습니다.​블랙매직 디자인은 이후로도 다빈치 리졸브에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거듭하며 기술 발전을 이끌고 있습니다. 2019년 발표된 리졸브 16 버전에서는 편집 작업을 빠르게 할 수 있는 ‘컷’ 페이지가 새롭게 추가되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동 장면 정렬이나 얼굴 인식 기능 등이 도입되었습니다​. 2020년 말에 공개된 리졸브 17 버전은 HDR(고명암대비) 색 보정 도구와 향상된 오디오 편집 기능을 선보였고, 애플 실리콘(M1) 칩을 탑재한 신형 Mac에서도 원활히 작동하도록 최적화되었습니다​. 2022년의 리졸브 18 버전에서는 인터넷을 통한 실시간 협업 기능까지 구현되어, 여러 편집자가 같은 프로젝트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동시에 편집하고 색 보정할 수 있는 시대를 열었습니다​. 또한 같은 해에는 아이패드용 다빈치 리졸브 앱도 출시되어 태블릿에서도 전문 편집·색보정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최신 버전인 리졸브 19(2024년 공개)까지 거듭되는 업데이트를 통해 다빈치 리졸브는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하고 최신 영상 기술 트렌드를 따라잡으며 꾸준히 진화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그저 컬러 그레이딩 전용 장비로 태어난 리졸브가, 블랙매직 디자인의 혁신적인 전략과 기술 통합을 거쳐 이제는 “영상 편집부터 색보정, 효과와 음향까지 모두 가능한 플랫폼”으로 성장한 것입니다. 요즘은 영화 편집자나 컬러리스트뿐 아니라 영상 제작을 꿈꾸는 누구라도 다빈치 리졸브를 다운로드하여 동일한 도구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가능해진 배경에는 값비싼 전문 장비에 의존하던 시대에서 범용 컴퓨터와 GPU 기술의 발전, 그리고 과감한 무료 공개 전략이 맞물린 기술적·사업적 전환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 다빈치 리졸브는 태생은 고급 영화용 시스템이지만, 지금은 전 세계 영상 제작자들이 두루 사용하는 범용 소프트웨어로서, 산업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다빈치 리졸브는 지속적인 발전을 통해 영상 편집과 컬러 그레이딩 분야의 표준으로 자리하면서, 영화, 방송, 온라인 영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